우리집에서는 고양이 두 분을 모시고 있다.
식탐 식욕 부자 첫째,
입짧은 겁쟁이 둘째.
첫째는 뭐든 잘 먹고, 물도 많이 마시고
화장실 청소하다보면 응아도, 쉬도 엄청 많이 한다.
체격도 좋고 (얼굴 엄청 작고 키큰 강동원 같은 느낌)
딱 봐도 건강한 아이.
실제로 지금까지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없을 정도.
중성화와 대퇴골두 절단 수술 빼고는 ㅠ
반면 둘째는 첫째에 비해 몸집도 작고 겁이 많고 예민하다.
오른쪽 눈이 없고 꼬리도 짧둥.
눈은 선천적인 건지, 후천적으로 어떤 사고에 의했던 건지는 모르겠다.
생후 4-5개월 정도 된 쪼꼬미였을 때 나한테 왔다.
식탐도 없고 입이 짧아서, 자율 급식을 해도 자기 먹을 만큼만 먹고 빈둥거리는데
음식이 있으면 무조건 다 먹는 첫째 덕분에 같이 제한 급식 하고 있다.
아주 건강한 강아지나 고양이라도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구토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둘째는 그것보다는 토를 훨씬 자주 하는 편.
아주 심할 때는 밥 먹을 때마다, 밥 먹자마자 5분 이내에 사료를 다 토해낸다.
한참 그러다가 조금 나아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반복되기도 하고
지켜보다가 작년에 병원에 데려갔었는데
혈액검사를 했지만 별 특이사항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또 구토 증세가 심해져서 이사온 집 근처 병원에 데려가서,
마찬가지로 혈액검사를 했는데 췌장염이라는 것! ㅠ
췌장염 검사 키트를 보여주셨는데
작년에 갔던 병원에서는 이런 검사를 하지도 않았었는데... ㅠ 원망스런 마음이 들기도.
암튼 원인은 췌장에 무리가 가서 지방을 잘 분해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즉, 다이어트 사료와 같은 저지방 사료로 일단 식이를 바꾸는 것을 추천하셨고
약도 일주일치 처방받았다.
둘째는 평소 간식도 좀 가리는 편인데,
같은 브랜드의 츄르나 습식캔이라 하더라도 좋아하는 맛이 있고, 그럭저럭 먹는게 있는가 하면
아예 입도 안대는 것도 있다;
그리고 의심이 하도 많아서, 뭘 섞은 것 같으면 나를 슬금슬금 피하기까지.
이 의심쟁이한테 약을 먹이는 것은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다 ㅠ
평소 아가가 좋아하던 간식에 섞었다가 실패,
그나마 습식 캔에 섞어주니 먹길래
지위픽 캔을 여러종류로 주문 했는데
이것도 안 먹는 맛이 있다 ^^
제일 좋아하는 걸 확인해보니 토끼&양. ㅎㅎㅎ
지위픽 캔 중에 젤 비싼 맛이더라 ^^ ㅎㅎ
85g에 5000원 ㅠ
약 먹이는 동안은 어쩔 수 없다.
일주일 약 먹이고 재진 갔더니
혈액검사에서 췌장염 음성이 나와서 다행! ㅠ
음수량을 늘려주라고 하시는데 아직 요령이 없다.
- 물그릇을 최대한 여러 재질, 여러 모양으로 밥그릇과 떨어진 곳에 준비해주고
- 간식에 물 섞어서 먹이기
이 정도가 팁인 듯.
스텐 재질 물그릇을 사용하는 경우에 그릇에 비치는 자기 얼굴을 싫어하는 고양이들도 있다던데
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들은 정말 이상한 생명체다.
추천받은 사료.
보니까 지방 함유량이 적은 편은 아닌 것 같은데
(보통 저지방 사료는 함유량 7% 내외를 말하는 듯)
장이 약한 아이들의 처방식인 듯.
로얄캐닌 처방식은 성분이 나쁘지 않다고는 하던데ㅠ
기호성만 좋고 성분은 나쁘다는 이미지가 오랫동안 박혀서 그런지
선뜻 사게 되는 브랜드는 아니다.
지금까지 먹였던 오리젠, 생식본능과 같은 사료들은 성분이 좋은 만큼
고단백 고지방인 듯. ㅠ
오리젠 다이어트 사료도 다른 사료 브랜드들에 비하면 살찌기 쉽다고 한다.
첫째는 다이어트를 위해,
둘째는 저지방 섭취를 위해 앞으로는 다이어트 사료를 먹여야 하나보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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